가르나차의 고향은 론이 아니다 — 스페인 아라곤 DO 4곳 정리
그르나슈(Grenache) 라고 하면 대부분 프랑스 남부 론을 떠올립니다. 교과서도 그렇게 가르쳐 왔습니다.
그런데 순서가 반대입니다. 이 품종의 고향은 스페인 아라곤이고, 프랑스로 건너간 것은 불과 2세기 전의 일입니다.
가르나차와 그르나슈는 같은 품종인가요?
같은 품종입니다. 이름만 다릅니다.
| 나라 · 지역 | 표기 |
|---|---|
| 스페인 | Garnacha 가르나차 |
| 프랑스 (론 · 랑그독) | Grenache 그르나슈 |
| 이탈리아 (사르데냐) | Cannonau 칸노나우 |
한 품종이 국경을 넘으며 세 개의 이름을 얻은 것입니다. 라벨에 어느 쪽으로 적혀 있든 뿌리는 하나입니다.
가르나차의 원산지는 어디인가요?
스페인 북동부 아라곤입니다.
아라곤은 기원전 2000년경부터 와인을 만든 것으로 전해지는 지역입니다. 여기서 자란 가르나차가 지중해 연안을 따라 퍼졌고, 프랑스 남부로 넘어간 것은 약 2세기 전입니다.
이 지역의 또 다른 특징은 포도나무의 나이입니다.
| 구분 | 수령 |
|---|---|
| 아라곤 포도나무 평균 | 30~50년 |
| 오래된 가르나차 구획 | 100년 이상 |
수령이 오래된 나무는 수확량이 적습니다. 대신 열매에 성분이 응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라곤에 노령 가르나차가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지역의 자산입니다.
카리녜나는 지명인가요 품종인가요?
둘 다입니다. 여기서 혼동이 시작됩니다.
| 성격 | 내용 |
|---|---|
| 지명 | 아라곤의 DO 이름 (Cariñena) |
| 품종명 | 레드 포도 품종 이름 |
같은 품종이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립니다.
| 지역 | 이 품종을 부르는 이름 |
|---|---|
| 아라곤 | Cariñena 카리녜나 |
| 리오하 | Mazuelo 마수엘로 |
| 프랑스 | Carignan 카리냥 |
라벨에 「Cariñena」라고 적혀 있으면 산지를 말하는 것인지 품종을 말하는 것인지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대개는 DO 표시입니다.
왜 카리녜나 지역에 카리녜나 품종이 적나요?
재배가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이름을 준 지역인데 정작 그곳 레드 품종 중 이 품종의 비율은 4.8%(2018년 기준) 에 그칩니다.
늦게 익고 병에 약해 농가가 다루기 어렵습니다. 같은 밭에 가르나차나 템프라니요를 심으면 관리가 훨씬 수월합니다. 이름은 남고 재배는 줄어든 것입니다.
아라곤의 DO 네 곳은 어떻게 다른가요?
나이 · 규모 · 고도 · 품종 구성이 전부 다릅니다.
아래 수치는 2018년 아라곤 주정부 및 박람회 주최 측이 제공한 자료 기준입니다. 현재 수치는 변동됐을 수 있으므로 인용 시 재확인이 필요합니다.
| DO | 지정 연도 | 와이너리 | 총생산 | 수출 | 성격 |
|---|---|---|---|---|---|
| 카리녜나 | 1932년 | 55곳 | 51.2백만 병 | 33.3백만 병 | 아라곤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DO |
| 캄포 데 보르하 | 1980년 | 11곳 | 16.6백만 병 | 11.1백만 병 | 스스로 「가르나차 제국」이라 부릅니다 |
| 칼라타유드 | 1989년 | 15곳 | 8백만 병 | 6.8백만 병 | 해발 550~1,040m, 아라곤 최고지대 |
| 소몬타노 | 1984년 | 32곳 | 14.7백만 병 | 3.9백만 병 | 「산기슭」이라는 뜻. 피레네 자락 |
품종 구성으로 보면 성격 차이가 더 뚜렷합니다. (2018년 기준)
| DO | 두드러지는 품종 |
|---|---|
| 캄포 데 보르하 | 가르나차 53.2% |
| 칼라타유드 | 가르나차 65.9% |
| 소몬타노 | 카베르네 소비뇽 25.8% · 메를로 20.9% · 샤르도네 15.6% |
| 카리녜나 | 카리녜나 품종은 4.8%에 그침 |
수출 비율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카리녜나와 캄포 데 보르하, 칼라타유드는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수출합니다. 소몬타노는 국내 소비 비중이 높습니다.
아라곤 와인은 왜 프랑스 품종이 많나요?
국경이 붙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라곤 북쪽은 피레네 산맥을 사이에 두고 프랑스와 맞닿아 있습니다. 사람과 물자가 넘어오면 품종과 양조 기술도 함께 넘어옵니다.
그래서 아라곤은 국제 품종과 근대적 양조 기술을 스페인에서 이른 시기에 받아들인 지역 중 하나로 꼽힙니다. 특히 피레네 기슭의 소몬타노는 카베르네 소비뇽 · 메를로 · 샤르도네 비율이 토착 품종을 앞지릅니다.
같은 아라곤 안에서 남쪽은 토착 가르나차, 북쪽은 프랑스 품종 — 이 대비가 이 지역을 이해하는 열쇠입니다.
아라곤의 포도나무는 왜 그렇게 오래됐나요?
여러 조건이 겹쳤습니다.
| 조건 | 결과 |
|---|---|
| 건조한 대륙성 기후 | 병해가 적어 나무가 오래 버팁니다 |
| 척박한 토양 | 수확량이 적어 밭을 갈아엎을 유인이 적었습니다 |
| 산지 · 고지대 | 대규모 기계화가 어려웠습니다 |
| 낮은 지명도 | 유행에 맞춰 품종을 바꿀 압력이 적었습니다 |
마지막 항목이 아이러니합니다. 덜 알려졌기 때문에 오래된 밭이 남았습니다.
재배 방식도 한 지역 안에 여러 개가 공존합니다. 철사에 유인하는 기요(Guyot) 와 나무를 낮은 덤불 형태로 키우는 고블레(Gobelet) 가 같은 DO 안에 섞여 있습니다. 지역마다 방식이 통일된 프랑스와 대조적입니다.
사라고사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나요?
아라곤의 역사가 스페인 전체의 역사와 겹치는 지점입니다.
사라고사는 아라곤의 주도입니다. 아라곤 전체 인구는 약 130만 명, 그중 약 70만 명이 사라고사에 삽니다(2018년 기준). 인구의 절반이 한 도시에 모여 있습니다.
| 연도 | 사건 |
|---|---|
| 1469년 | 아라곤 왕 페르난도 2세와 카스티야 여왕 이사벨 1세 결혼 |
| — | 두 왕국이 하나로 묶여 통일 스페인의 뼈대가 됩니다 |
| 1492년 | 이베리아반도 내 이슬람 왕국 축출 · 같은 해 콜럼버스의 신대륙 도달 |
아라곤은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만들어진 출발점 중 하나였습니다. 와인 산지로서의 인지도와 역사적 무게가 어긋나 있는 셈입니다.
한 장으로 정리
| 질문 | 답 |
|---|---|
| 가르나차 = 그르나슈? | 같은 품종입니다 |
| 원산지는? | 스페인 아라곤. 프랑스로 간 것은 약 2세기 전 |
| DO는 몇 개? | 4개 — 카리녜나 · 캄포 데 보르하 · 칼라타유드 · 소몬타노 |
| 가장 오래된 DO는? | 카리녜나 (1932년 지정) |
| 가르나차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 칼라타유드 (65.9%, 2018년 기준) |
| 프랑스 품종이 많은 곳은? | 소몬타노 |
라벨에서 이 네 이름 중 하나를 보시면 그 와인이 어떤 성격일지 대강 짐작할 수 있습니다. 캄포 데 보르하와 칼라타유드는 가르나차 중심, 소몬타노는 국제 품종 중심입니다.
만 19세 미만은 주류를 구매할 수 없습니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