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치매를 예방한다는 말, 최신 연구는 뒤집혔습니다

와인을 파는 사람이 이런 글을 쓰는 게 이상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20년 넘게 돌아다녔고, 지금은 근거가 무너졌습니다. 파는 쪽이 먼저 정리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어떤 이야기였나요?

「J커브」 라고 불린 가설입니다.

      위험
       │╲          ╱
       │ ╲        ╱
       │  ╲______╱          ← 적당히 마시는 구간이
       │                       가장 안전하다는 그림
       └──────────────  음주량
        0   적당   과음

전혀 안 마시는 사람보다 적당히 마시는 사람의 치매·심혈관 위험이 낮다는 관찰이 여러 연구에서 반복됐습니다. 여기에 레드와인의 폴리페놀·레스베라트롤 이야기가 붙으면서, 「와인은 예외」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무엇이 잘못됐나요?

비교 대상이 잘못돼 있었습니다.

「술을 안 마시는 사람」 집단에 건강이 나빠져서 술을 끊은 사람이 섞여 있었습니다. 이들은 원래 아팠기 때문에 치매·사망 위험이 높습니다. 그런데 통계에서는 「비음주자」로 분류됐습니다.

이 문제를 「병약한 금주자 편향(sick quitter bias)」 이라고 부릅니다. 적당히 마시는 사람이 건강했던 게 아니라, 안 마시는 쪽에 아픈 사람이 몰려 있었던 것입니다.

여기에 하나가 더 겹칩니다. 적당히 마시는 사람은 대체로 형편이 낫습니다. 소득·교육 수준·운동량·식습관이 함께 좋습니다. 술이 아니라 그 조건들이 위험을 낮췄을 가능성을 걷어내기 어려웠습니다.

그럼 어떻게 확인했나요?

멘델 무작위화(Mendelian randomization) 라는 방법이 쓰였습니다.

사람마다 알코올 분해 효소 유전자가 다릅니다. 이 유전자는 태어날 때 무작위로 정해지고, 소득이나 생활습관과 무관합니다. 그래서 유전자로 음주량을 추정하면 앞서 말한 편향을 상당 부분 걷어낼 수 있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연구 발견
2024년 · UK Biobank 분석 (eClinicalMedicine) J커브도 U커브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마실수록 위험이 올라가는 직선이었습니다
2024년 · 미국 고령자 대상 (Alzheimer's & Dementia) 같은 방향의 결과
2025년 · 옥스퍼드/예일 분석 주 1~3잔에서도 치매 위험이 약 15% 높게 관찰됐습니다

「안전한 구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적게 마시면 위험이 적을 뿐,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레스베라트롤은 어떻게 된 건가요?

실험실에서 확인된 성질이 사람 몸에서 그대로 나타나지는 않았습니다.

레드와인 한 잔에 든 레스베라트롤은 매우 적습니다. 실험에서 효과를 보인 농도를 사람이 와인으로 채우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양을 마셔야 합니다. 그 전에 알코올의 해가 먼저 옵니다.

그래서 와인을 마시지 말라는 건가요?

아닙니다. 다만 이유를 바꾸시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이유라면
맛있어서
음식과 잘 맞아서
사람들과 나누는 자리가 좋아서
건강에 좋다고 해서 근거가 무너졌습니다

와인은 기호품입니다. 커피나 초콜릿과 같습니다.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이지 몸에 좋으라고 마시는 것이 아닙니다.

왜 파는 쪽에서 이런 글을 쓰나요?

세 가지 이유입니다.

첫째, 사실이 그렇습니다. 20년 전 연구를 근거로 계속 이야기하는 것은 정직하지 않습니다.

둘째, 이 이야기가 사람을 다치게 합니다. 「건강에 좋다니까」로 시작해 음주량이 늘어나는 경우를 업계에서 오래 봐 왔습니다. 와인이 다른 술보다 안전하다는 믿음은 근거가 없습니다. 알코올은 알코올입니다.

셋째, 와인은 그런 변명이 없어도 충분합니다. 6천 년의 역사, 땅과 기후가 만드는 차이, 음식과 만나는 순간 — 이것만으로 이미 넘칩니다.

그럼 무엇을 믿어야 하나요?

「건강에 좋다」고 말하는 술 광고는 일단 의심하십시오.

대한민국에서는 주류에 질병 예방이나 치료 효능을 표시·광고하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습니다.

근거 법령 내용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제8조 질병의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금지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별표1 음주가 질병 치료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등 검증되지 않은 건강 관련 내용 표시 금지

법으로 막아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리

J커브 가설           →  2024년 이후 연구에서 재현되지 않음
「적당히는 안전」     →  안전한 구간이 확인되지 않음
레드와인은 예외      →  근거 없음
레스베라트롤        →  와인으로 섭취 가능한 양에서는 의미 없음

와인은 즐기기 위한 술입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글은 공개된 학술 연구를 정리한 것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에 관한 판단은 의료 전문가와 상의하십시오.

만 19세 미만은 주류를 구매할 수 없습니다. 임신 중 음주는 태아의 건강을 해칩니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