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 — 강이 나눈 좌안과 우안
보르도를 이해하는 열쇠는 강입니다. 세 개의 강이 이 지역을 가르고, 강의 어느 쪽이냐에 따라 흙이 다르고, 흙이 다르니 심는 품종이 다르고, 품종이 다르니 나오는 와인이 다릅니다. 이 인과가 한 줄로 이어집니다.
1강에서 본 부르고뉴가 「밭에 등급을 매기는 곳」이었다면, **보르도는 「만드는 집에 등급을 매기는 곳」**입니다. 그 등급 이야기는 5강에서 따로 다루겠습니다. 이 강에서는 그 앞에 있는 땅과 품종과 역사를 봅니다.
보르도는 어디에 있고 왜 포도가 잘 자라나요?
프랑스 남서부, 북위 45도입니다. 부르고뉴보다 남쪽이면서 대서양에 붙어 있습니다.
| 조건 | 내용 |
|---|---|
| 기후 | 온난한 해양성. 난류인 멕시코 만류의 영향을 받습니다 |
| 바람 막이 | 대서양 쪽 소나무 숲이 바람과 악천후를 막습니다 |
| 계절 | 여름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기온이 높습니다. 가을은 화창하고 겨울은 온난해 서리가 드뭅니다 |
| 강 | 가론(Garonne) · 도르도뉴(Dordogne) · 지롱드(Gironde) |
알아두기
※ 2021년 집필자 강의 자료 기준입니다.
지명 자체가 물에서 왔습니다. 이 일대를 아키텐(Aquitaine) 지방이라고 부르는데, 라틴어 Aqua(물) 에서 온 말입니다.
강의 배치를 먼저 머리에 넣어 두시면 이후가 쉽습니다. 남동쪽에서 올라온 가론 강과 북동쪽에서 내려온 도르도뉴 강이 만나 지롱드 강이 되고, 그대로 대서양으로 빠집니다.
좌안과 우안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요?
이 강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좌안·우안」은 강이 바다로 흐르는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과 오른쪽입니다. 지도를 놓고 보면 좌안이 서쪽, 우안이 동쪽입니다.
| 좌안 (Left Bank) | 우안 (Right Bank) | |
|---|---|---|
| 주요 산지 | 메독 · 그라브 (그리고 소테른) | 생테밀리옹 · 포므롤 |
| 토양 | 자갈 | 점토 · 석회질 |
| 흙의 성질 | 낮의 열을 머금었다 밤에 내놓습니다. 배수가 매우 좋습니다 | 상대적으로 서늘하고 습기를 지닙니다 |
| 주력 품종 | 카베르네 소비뇽 | 메를로 · 카베르네 프랑 |
| 와인의 인상 | 탄닌의 골격이 뚜렷하고 각이 잡힙니다 | 둥글고 부드러운 편입니다 |
| 숙성 | 시간이 필요한 쪽 | 상대적으로 일찍 열리는 쪽 |
왜 자갈에 카베르네 소비뇽인가. 카베르네 소비뇽은 만생종입니다. 늦게 익습니다. 자갈밭은 낮 동안 태양열을 저장했다가 밤에 방출해 포도가 익는 것을 도와줍니다. 늦게 익는 품종과 열을 되돌려 주는 흙이 맞물린 것입니다.
왜 점토에 메를로인가. 메를로는 조생종이라 먼저 익고, 당분이 상대적으로 높게 오르며 탄닌이 부드럽습니다. 서늘하고 물기를 지닌 점토질에서 잘 자랍니다.
석회질 토양은 카베르네 프랑에 적합하다는 것이 이 지역의 오랜 대응 관계입니다.
주의
⚠️ 「자갈이면 카베르네」 같은 대응은 물리 법칙이 아니라 관행입니다. 수백 년의 시행착오로 자리 잡은 짝짓기이고, 토양과 맛의 인과는 학계에서 여전히 논의 중인 주제입니다. 「전통적으로 이렇게 짝지어져 왔다」는 정도로 받아들이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 흙이 다르면 맛이 다른가 — 토양과 품종
보르도는 왜 섞어서 만드나요?
한 병에 여러 품종을 섞습니다. 이것을 아상블라주(Assemblage), 영어로 블렌딩이라고 부릅니다. 부르고뉴가 단일 품종을 고집하는 것과 정반대입니다.
이유는 날씨입니다.
보르도는 해양성 기후라 해마다 작황이 흔들립니다. 어떤 해는 카베르네 소비뇽이 잘 익고, 어떤 해는 비가 일찍 와서 메를로가 더 나은 상태입니다. 여러 품종을 함께 심어 두면 그해에 잘된 쪽을 더 쓰고 부족한 쪽을 덜 쓸 수 있습니다.
| 질문 | 답 |
|---|---|
| 비율은 정해져 있나요? | 아닙니다. 해마다 달라집니다. 그해 작황과 각 샤토의 사정에 따릅니다 |
| 언제 섞나요? | 양조 후, 숙성 중, 병입 전 단계에서 이루어집니다 |
| 무엇을 섞나요? | 품종만이 아닙니다. 여러 구획(parcelle), 여러 떼루아의 것을 함께 씁니다 |
이 구조가 보르도 와인의 성격을 만듭니다. 빈티지 편차를 블렌딩으로 흡수하기 때문에, 나쁜 해에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보르도의 품종은 몇 가지인가요?
레드 넷, 화이트 셋이 축입니다. 재배 면적으로 보면 레드 품종이 88%, 화이트 품종이 12% 입니다(2021년 집필자 강의 자료 기준).
레드 품종 비중
| 품종 | 비중 | 특징 |
|---|---|---|
| 메를로 | 64% | 조생종. 당분이 상대적으로 높고 탄닌이 부드럽습니다. 붉은 과실·체리 계열의 향 |
| 카베르네 소비뇽 | 23% | 만생종. 강한 탄닌과 풍부한 산도. 블랙커런트·파프리카 계열의 향 |
| 카베르네 프랑 | 11% | 섬세한 탄닌과 아로마 |
| 기타 | 2% | 쁘띠 베르도 · 말벡 · 카르메네르 |
화이트 품종 비중
| 품종 | 비중 | 특징 |
|---|---|---|
| 세미용 | 50% | 황금빛. 우아하고 유질감이 있습니다 |
| 소비뇽 블랑 | 42% | 연한 색. 풍부한 산도. 감귤류·금작화 계열의 향 |
| 뮈스카델 | 6% | 꽃·사향 계열의 강한 아로마. 섬세한 산도 |
| 기타 | 2% | 위니 블랑 · 콜롱바르 |
알아두기
※ 비중은 2021년 집필자 강의 자료 기준입니다.
여기서 자주 놓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보르도에서 가장 많이 심는 레드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이 아니라 메를로입니다. 세 배 가까이 많습니다. 메독의 유명 샤토들 때문에 카베르네가 보르도의 얼굴처럼 인식되지만, 면적으로 보면 우안과 앙트르되메르를 포함한 전체에서 메를로가 압도적입니다.
집필자 강의 자료 기준으로 보르도는 메를로 재배 면적 세계 1위(약 69,000ha), 카베르네 소비뇽 재배 면적 세계 2위(약 24,700ha) 인 지역입니다.
보르도에서는 레드만 만드나요?
아닙니다. 다만 비중이 크게 기울어 있습니다.
| 종류 | 비중 |
|---|---|
| 레드 | 82% |
| 화이트 (드라이 + 스위트) | 15% |
| 로제 | 3% |
여기에 크레망 드 보르도(스파클링)와 브랜디도 만듭니다.
핵심
「샴페인」은 프랑스 상파뉴 지방의 원산지 명칭입니다. 보르도에서 병 속 2차 발효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크레망(Crémant) 이라고 부릅니다. 이탈리아는 스푸만테, 스페인은 카바, 루마니아는 스푸만트입니다. 나라와 지역마다 이름이 다릅니다.
스위트 화이트가 보르도의 중요한 얼굴 중 하나라는 점도 기억해 두십시오. 가론 강 상류의 소테른(Sauternes)과 바르삭(Barsac) 이 그 자리입니다. 이 지역의 등급 이야기는 5강에서 다루겠습니다.
보르도의 주요 산지는 어떻게 나뉘나요?
AOC가 총 60개입니다.(2021년 집필자 강의 자료 기준. 같은 자료 안에서 54개로 적힌 슬라이드도 있어 자료 간 편차가 있습니다.)
큰 덩어리로는 넷입니다.
| 구역 | 위치 | 대표 마을·AOC |
|---|---|---|
| 메독 (Médoc) | 좌안 북쪽 | 오메독 · 포이약 · 마고 · 생쥘리앵 · 생테스테프 |
| 그라브 (Graves) | 좌안 남쪽 | 페삭레오냥 |
| 소테른 · 바르삭 | 좌안 남쪽 끝 | 스위트 화이트 |
| 우안 | 도르도뉴 강 오른쪽 | 생테밀리옹 · 포므롤 |
| 앙트르되메르 (Entre-Deux-Mers) | 두 강 사이 | 「두 바다 사이」라는 뜻 |
메독의 마을 이름 넷을 외워 두면 좌안 라벨의 절반이 읽힙니다. 포이약·마고·생쥘리앵·생테스테프입니다.
앙트르되메르는 이름부터 지리입니다. 가론 강과 도르도뉴 강 사이에 낀 넓은 구역이고, 「두 바다 사이」라는 뜻입니다. 강을 바다라고 부른 것은 조수 간만의 영향이 여기까지 미치기 때문입니다.
와인소풍이 다루는 프랑스 레드 두 종이 바로 이 앙트르되메르에서 옵니다.
| 와인 | 산지 | 메모 |
|---|---|---|
| 샤또 뒤 클라우셋 | 프랑스 보르도 앙트르되메르 AOC | 붉은 과일 부케에 스파이시한 향. 부드러운 탄닌 |
| 입숨 말벡 | 프랑스 보르도 앙트르되메르 AOC | 말벡 — 보르도의 「기타 2%」에 들어가는 품종입니다 |
입숨 말벡은 이 강의 내용을 라벨에서 확인하기 좋은 예입니다. 말벡은 지금은 보르도에서 소수 품종이지만 원래 이 지역의 품종이었고, 뒤에 4강에서 볼 남서부 카오르(Cahors) 로 넘어가 그곳의 주력이 되었습니다.
보르도는 어떻게 「왕중의 왕」이 되었나요?
처음부터 유명했던 것이 아닙니다. 집필자가 강의에서 특히 힘을 준 대목입니다.
핵심
원래 이 일대에서 더 이름났던 곳은 남서부였습니다. 기후가 더 따뜻했기 때문입니다.
판이 뒤집힌 계기는 결혼이었습니다.
1137년 알리에노르 다키텐, 프랑스 왕 루이 7세와 혼인 (프랑스 왕비 1137~1152)
↓ 혼인 무효
1152년 잉글랜드의 헨리 2세와 재혼 (영국 왕비 1154~1189)
↓ 아키텐 공국이 지참금으로 따라감
1152~1453년 보르도는 약 300년 동안 영국 땅
여기서 결정적인 것은 항구였습니다. 집필자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핵심
보르도의 와인 생산자들은 항구를 가지고 있던 자신들의 와인을 먼저 판 뒤에 다른 지역 와인을 팔게 했습니다. 판매 순서를 선점한 것입니다.
**「유명해서 잘 팔린 것이 아니라 먼저 팔았기 때문에 유명해졌다」**는 순서를 뒤집는 관점입니다. 영국에서는 이 와인을 클라레(Claret) 라고 불렀고, 900리터짜리 나무통 단위로 거래되었습니다.
그다음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시기 | 사건 |
|---|---|
| 1337~1453년 | 백년전쟁. 전쟁이 끝나고 보르도는 다시 프랑스 땅이 됩니다 |
| 17세기 | 네덜란드인이 메독 일대를 매립하는 기술을 전수합니다. 습지였던 메독에 포도나무를 심기 시작합니다 |
| 17세기 | 보르도 와인이 비로소 프랑스 궁정에 알려집니다 |
| 1730년대 | 산지 다섯 곳이 이름을 얻습니다 — 그라브, 팔뤼, 앙트르되메르, 랑공, 바르삭 |
| 1850년대 | 메독에 거대한 샤토들이 들어섭니다. 집필자의 표현으로 「와이너리 소유는 부호들의 액세서리」 |
| 1855년 | 파리 만국박람회를 앞두고 메독 등급이 제정됩니다 (→ 5강) |
영국에서 먼저 알려진 것은 메독이 아니라 그라브였습니다. 메독이 소개된 것은 17세기입니다. 매립이 먼저 있어야 밭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보르도의 「샤토」는 성(城)인가요?
아닙니다. 와인에서 쓰는 샤토는 「양조장」이라는 뜻입니다.
프랑스어 château의 원뜻은 성이지만, 와인 라벨에서는 포도밭과 양조 시설을 갖춘 생산 단위를 가리킵니다. 부르고뉴가 도멘(Domaine) 이나 끌로(Clos) 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자리입니다.
집필자 강의 자료 기준으로 보르도에는 샤토가 약 7,900곳입니다(같은 자료의 다른 슬라이드에는 8,500곳 이상으로 적혀 있어 자료 간 편차가 있습니다).
라벨에서 함께 만나는 프랑스어도 정리해 두겠습니다.
| 표기 | 뜻 |
|---|---|
| Rouge / Blanc / Rosé | 레드 / 화이트 / 로제 |
| Sec / Doux | 드라이 / 스위트 |
| Cépage | 포도 품종 |
| Millésime | 빈티지(수확 연도) |
| Vendange | 수확 |
| Vieilles Vignes | 수령이 오래된 포도나무 |
| Négociant | 중개상. 단순 판매부터 자체 양조까지 폭이 넓습니다 |
| Mis en bouteille au Château | 샤토에서 병입했다는 표기 |
Mis en bouteille au Château에는 역사가 있습니다. 집필자 강의 자료에 따르면 이 방식은 1924년 샤토 무통 로칠드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전에는 통째로 팔아 중개상이 병입하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생산자가 병입까지 책임진다는 선언이었던 셈입니다.
보르도 와인을 처음 볼 때 무엇을 보나요?
순서는 이렇습니다.
| 순서 | 볼 곳 | 알 수 있는 것 |
|---|---|---|
| ① | AOC 표기 | Bordeaux면 광역, Médoc이면 좌안, Saint-Émilion이면 우안 |
| ② | 좌안인가 우안인가 | 좌안이면 카베르네 중심, 우안이면 메를로 중심 |
| ③ | 샤토 이름 | 보르도는 생산자에 등급이 붙습니다 (→ 5강) |
| ④ | 빈티지 | 블렌딩으로 흡수하지만 해마다 성격이 다릅니다 |
보르도 와인 사업이 두 갈래로 나뉜다는 것도 알아 두면 매장에서 헷갈리지 않습니다. 집필자의 구분은 **「샤토 와인」과 「브랜드 와인」**입니다. 특정 밭과 샤토에 묶인 것이 앞쪽이고, 여러 곳의 원액을 모아 일정한 품질로 대량 생산하는 것이 뒤쪽입니다. 둘은 목적이 다른 상품이지 우열이 아닙니다.
→ 프랑스 와인 전체 보기 · 레드 와인 · 소고기와 어울리는 와인
이 강의 요점
- 보르도는 강이 나눈다. 지롱드 강 좌안은 자갈 토양에 카베르네 소비뇽(메독·그라브), 우안은 점토·석회질에 메를로·카베르네 프랑(생테밀리옹·포므롤)이다. 흙 → 품종 → 스타일의 인과가 한 줄로 이어진다.
- 보르도는 섞어서 만든다. 해양성 기후라 작황 편차가 크기 때문에, 그해에 잘된 품종을 더 쓰는 아상블라주로 흔들림을 흡수한다. 비율은 해마다 달라진다.
- 가장 많이 심는 레드는 메를로(64%)다. 카베르네 소비뇽(23%)의 세 배 가까이 된다. 화이트는 세미용(50%)과 소비뇽 블랑(42%)이 축이고, 전체 생산은 레드 82% · 화이트 15% · 로제 3%다(2021년 강의 자료 기준).
- 보르도가 앞선 것은 항구 덕이 크다. 1152년 알리에노르 다키텐의 재혼으로 1153~1453년 300년간 영국 땅이 되었고, 항구를 쥔 보르도가 판매 순서를 선점했다. 메독이 알려진 것은 17세기 네덜란드의 매립 기술 이후다.
- 와인에서 「샤토」는 성이 아니라 양조장이다. 부르고뉴의 도멘·끌로와 같은 자리다.
Mis en bouteille au Château는 생산자가 병입까지 책임졌다는 표기이고, 1924년 샤토 무통 로칠드에서 시작됐다(2021년 강의 자료 기준).
이어서 볼 것
만 19세 미만은 주류를 구매할 수 없습니다. 임신 중 음주는 태아의 건강을 해칩니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