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음회에 처음 간다면 — 알고 가면 편한 것들

시음회에 처음 가시는 분들이 가장 자주 하시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핵심

「뭘 입고 가야 하나요?」 「뱉어야 하나요, 삼켜도 되나요?」 「모르는데 아는 척해야 하나요?」

이 세 가지만 정리되면 나머지는 현장에서 저절로 따라옵니다. 격식을 늘리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몇 가지만 알고 가면 신경 쓸 일이 줄어들고, 줄어든 만큼 와인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미리 한 가지만 말씀드립니다. 이 글에서 딱 하나만 지켜야 한다면 마지막 항목입니다. 운전하실 분은 마시지 않는 것. 나머지는 몰라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음회는 마시는 자리가 아닙니다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오해입니다. 시음회(tasting)는 마시는 자리가 아니라 비교하는 자리입니다.

한 자리에 열 종, 스무 종을 놓고 여는 이유가 있습니다. 와인 한 병만으로는 그 와인의 성격을 알기 어렵습니다. 산도가 높은 편인지, 탄닌이 단단한 편인지는 옆에 놓인 다른 와인과 견주었을 때 비로소 보입니다. 마시는 양이 아니라 비교의 폭이 그날의 성과입니다.

이 전제를 받아들이면 뒤따르는 규칙들이 전부 자연스러워집니다. 한 종당 따라 주는 양이 적은 것은 인색해서가 아니라 스무 종을 다 보려면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고, 뱉는 통이 놓여 있는 것은 스무 종을 삼키면 뒤쪽 절반의 판단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감각은 소모품입니다. 잔을 거듭할수록 코와 혀는 둔해지고, 취기가 오르면 판단은 더 빨리 무너집니다. 마음에 드는 와인을 만났을 때 「이건 좀 더 마셔야지」 하고 삼켜 버리면 그 뒤의 열 종이 전부 흐려집니다. 좋았던 와인은 기록해 두었다가 한 바퀴 다 돌고 나서 다시 찾아가는 편이 낫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적는지는 테이스팅 노트 쓰는 법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알아두기

라벨을 가리고 진행하는 자리도 있습니다. 이때 라벨을 몰래 확인하는 것은 그 자리의 목적 자체를 무너뜨립니다. 블라인드로 여는 이유와 방식은 블라인드 테이스팅은 어떻게 하나에서 다뤘습니다.


가기 전에 — 준비랄 것도 없지만 세 가지

향을 남기지 않습니다

시음회 준비 중 가장 실질적인 항목입니다. 향수, 코롱, 헤어스프레이, 향이 진한 핸드크림과 섬유유연제까지 포함됩니다.

이유는 예의가 아니라 물리입니다. 와인에서 우리가 「맛」이라고 느끼는 것의 대부분은 사실 향입니다. 잔에 코를 넣었을 때 들어와야 하는 공기가 이미 다른 향으로 채워져 있으면 섬세한 부분은 그냥 사라집니다. 좁은 공간에서는 본인뿐 아니라 주변 서너 명의 잔까지 함께 덮습니다. 해외 시음실이 안내문 첫 줄에 「무향(fragrance-free)」을 적어 두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향이 강한 음식을 미리 드시거나 들고 들어가는 것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빈속으로 가지 않습니다

뱉더라도 빈속은 좋지 않습니다. 두 시간 가까이 산도 높은 액체를 계속 입에 넣게 됩니다. 요란한 식사가 아니라 간단한 것을 조금 드시고 가면 충분합니다.

복장은 생각보다 자유롭습니다

정해진 격식은 거의 없습니다.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만 꼽으면 이렇습니다.

항목 권장 이유
상의 색 짙은 색 또는 얼룩이 눈에 덜 띄는 색 서서 진행하면 튀는 일이 생깁니다
신발 오래 서 있어도 편한 것 대부분 스탠딩이고 이동이 잦습니다
최소한으로. 가능하면 한 손을 비웁니다 한 손엔 잔, 한 손엔 노트가 기본입니다
립 제품 옅게 잔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고, 다음 사람에게 그대로 갑니다
손수건·냅킨 한 장 뱉을 때·잔을 닦을 때 계속 씁니다

현장에서 — 잔을 받고, 돌리고, 뱉기까지

잔은 따라 주는 대로 받습니다

「조금만 주세요」도, 「좀 더 주세요」도 굳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따르는 쪽은 그날의 병 수와 참석 인원을 계산해서 양을 정합니다. 향을 확인하고 한 모금 보기에 필요한 양이 이미 그 안에 들어 있습니다. 더 달라고 하는 것은 결국 뱉을 술을 더 받는 것이고, 뒤에 오는 사람 몫을 줄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받을 때는 잔을 테이블에 둔 채로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잔을 치켜들면 병 입구와의 거리가 불안정해져 흘리거나 부딪히기 쉽습니다.

잔은 다리(스템)를 잡습니다

볼(둥근 부분)을 손으로 감싸면 체온이 전달되어 온도가 올라가고, 지문으로 색을 보기가 어려워집니다. 다리나 받침을 잡으시면 둘 다 해결됩니다.

스월링 — 잔을 돌리는 이유

멋으로 하는 동작이 아닙니다. 잔을 돌리면 와인이 잔 벽을 타고 올라가면서 공기와 닿는 면적이 크게 늘어납니다. 그만큼 향 성분이 액체에서 기체로 빠져나오는 속도가 빨라지고, 잔 위쪽 공간에 향이 모입니다. 가만히 둔 잔과 돌린 잔의 향 차이가 분명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갓 딴 와인에서 처음 올라오는 다소 답답한 냄새가 몇 번 돌리고 나면 옅어지는 것도 같은 원리로 설명됩니다.

실전 요령은 하나입니다. 처음에는 잔을 테이블에 붙인 채로 돌리십시오. 바닥에 대고 작게 원을 그리면 튀지 않습니다. 들고 돌리는 것은 익숙해진 다음입니다. 그리고 방향은 오른손잡이라면 시계 반대 방향이 안전하다고 이야기됩니다. 혹시 튀더라도 앞사람 쪽이 아니라 자기 쪽으로 향하기 때문입니다.

스피툰 — 뱉는 것이 프로의 방식입니다

스피툰(spittoon, 시음주를 뱉는 통) 은 시음회 테이블에 거의 항상 놓여 있습니다. 처음 보시는 분들은 「저기에 뱉으면 실례가 아닌가」 하고 망설이시는데, 정반대입니다. 그 자리에서 가장 익숙해 보이는 사람일수록 예외 없이 뱉습니다. 하루에 수십 종을 봐야 하는 사람에게 삼키는 것은 선택지가 아닙니다. 그리고 실제로 향의 상당 부분은 삼킨 뒤가 아니라 뱉은 뒤에 코 뒤쪽으로 올라옵니다. 삼켜야 더 잘 느낀다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요령은 세 가지입니다.

  1. 통 바로 앞에 서서, 얼굴을 아래로 향하고 짧게 뱉습니다. 멀리서 앞으로 뱉으면 거리 계산이 어긋납니다.
  2. 끝나면 바로 자리를 비켜 줍니다. 통 앞은 공용 공간입니다.
  3. 집에서 한 번쯤 연습해 보십시오. 물로 해 보면 충분합니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지만 처음이 가장 어색한 동작입니다.

핵심

물병은 반드시 확인하고 드십시오. 개인 스피툰이 없는 자리에서는 남은 와인을 물병이나 물컵에 비우는 일이 생깁니다. 통이 아닌 곳에 와인을 버리지 않는 것, 그리고 물을 마시기 전에 잔 안을 보는 것 — 둘 다 필요합니다.

순서와 잔 교체

시음 순서는 대개 가벼운 것에서 무거운 것, 화이트에서 레드, 드라이한 것에서 단 것 순으로 짜여 있습니다. 반대로 가면 뒤에 오는 와인이 손해를 보기 때문입니다. 큰 카베르네 소비뇽 뒤의 피노 누아는 밋밋해지고, 단 와인 뒤의 드라이한 와인은 유난히 시고 거칠게 느껴집니다. 주최 측이 정해 둔 순서가 있으면 그대로 따르시고, 자유 동선이라면 이 원칙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잔은 보통 물로 헹궈 계속 씁니다. 다만 진한 레드를 본 뒤 섬세한 화이트로 넘어가는 것처럼 성격이 크게 달라질 때는 교체를 요청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요청이 어려운 자리라면 다음에 마실 와인을 조금 부어 잔을 헹구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 — 한 장 정리

하는 것 하지 않는 것
따라 주는 대로 받는다 「조금만」·「많이」를 요구한다
1차에는 뱉고, 좋았던 것은 한 바퀴 뒤 다시 간다 처음부터 삼켜 뒤쪽 절반을 흐린다
잔은 다리를 잡는다 볼을 손으로 감싼다
무향으로 간다 향수·향 강한 음식을 지참한다
짧게 묻고, 붐비면 나중에 다시 온다 시음대 앞을 오래 차지한다
그날 그 자리의 와인에 대해 묻는다 다른 브랜드·다른 방문담을 늘어놓는다
그 가격대 안에서 본다 훨씬 비싼 와인과 견주어 깎아내린다
잔은 놓고 간다 잔·전시용 병을 가져간다
노트에 적는다 남은 와인을 싸 달라고 한다
상대가 묻지 않으면 평가를 얹지 않는다 남의 취향을 교정한다

두 줄만 덧붙이겠습니다.

「그 가격대 안에서 본다」 — 3만 원대 와인을 놓고 여는 자리에서 30만 원짜리를 기준으로 삼으면 그날 아무것도 얻지 못합니다. 체급이 다른 둘을 붙여 놓고 가벼운 쪽을 나무라는 셈입니다. 그 가격대에서 무엇을 해냈는지를 보는 것이 그 자리의 실력입니다.

「남은 와인은 싸 가지 않는다」 — 끝날 무렵의 병은 이미 서너 시간 열려 있던 것입니다. 이동 시간까지 더하면 집에서 열었을 때의 상태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남은 시음주는 처분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무엇을 묻고, 무엇을 말하지 않는가

시음회의 진짜 값어치는 와인을 만든 사람, 들여온 사람, 다루는 사람이 그 자리에 함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돌아갑니다.

물어보면 좋은 것

  • 「어떤 음식과 놓으면 좋을까요?」 — 가장 실용적이고, 답하는 쪽도 가장 즐거워하는 질문입니다.
  • 「지금 마시기 좋은가요, 더 두면 달라지나요?」
  • 「어떤 온도에서 열면 좋을까요?」 — 답을 그대로 적어 두시면 집에서 재현됩니다.
  • 「작년 것과 무엇이 다른가요?」 — 한 해의 날씨가 그대로 답으로 돌아옵니다.
  • 「왜 이렇게 만드셨습니까?」 — 만든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질문입니다. 철학이 와인으로 나옵니다.

묻지 않는 편이 나은 것

  • 점수 — 「몇 점 받았어요?」는 그 자리에서 가장 김 빠지는 질문입니다. 평론가가 세상의 모든 와인을 마셔 본 것도 아니고, 일상 가격대의 와인은 애초에 점수가 붙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숫자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못하는지는 와인은 어떻게 고르나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 원가와 마진, 그리고 「A사 것보다 나은가요?」 류의 경쟁사 비교 — 정직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그 자리에 없습니다.
  • 개인적 부탁 — 할인, 후원, 협찬 요청은 시음대 앞에서 꺼낼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는 척이 가장 위험합니다

시음회에서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아는 척입니다. 모르는 것은 배우면 되고, 그 자리는 원래 배우라고 있는 자리입니다. 특히 조심할 것이 셋입니다.

첫째, 남의 취향을 고쳐 주려 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게 마시는 게 아닌데」, 「이 정도는 알아야지」 같은 말입니다. 취향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둘째, 상대가 묻지 않았는데 평가를 얹지 않습니다. 동석자가 「맛있다」고 했을 때 필요한 것은 「그렇죠」이지 「사실 이건 좀…」이 아닙니다.

셋째, 널리 퍼진 이야기를 단정적으로 옮기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와인의 「눈물」(다리, legs) 입니다. 잔 벽을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는 자국을 좋은 와인의 증거로 말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은 주로 알코올 도수와 관련된 물리 현상이지 품질의 지표가 아닙니다. 자신 있게 틀린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저는 잘 모르겠는데 어떤가요?」 하고 묻는 쪽이 언제나 낫습니다.

결국 시음회에서 볼 것은 우열이 아니라 차이입니다. 어느 것이 더 나은 와인인가가 아니라, 이것과 저것이 어떻게 다른가. 이 관점만 가지고 가시면 그날 배우는 양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와인이 나오는 식사 자리

시음회와 달리 식사 자리는 마시는 자리입니다. 규칙도 목적도 다릅니다. 다만 여기에도 순서라는 것이 있는데, 알고 있으면 당황할 일이 없습니다.

병이 열리고 잔이 채워지기까지

레스토랑에서 병을 주문했을 때 진행되는 순서입니다. 왜 나에게만 조금 따라 주는지, 왜 나만 마지막에 채워지는지가 여기서 설명됩니다.

순서 무슨 일이 일어나나 나는 무엇을 하나
1 병을 라벨이 보이게 가져와 확인시켜 준다 주문한 것이 맞는지 라벨과 빈티지만 본다
2 그 자리에서 연다 기다린다
3 주문한 사람에게 소량을 먼저 따른다 향을 맡고 한 모금 본다
4 판단을 기다린다 「좋습니다」 한마디면 충분하다
5 동석자들에게 따른다
6 주문한 사람의 잔을 마지막에 채운다
7 잔이 모두 채워진다 다 채워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시작한다

3번이 호스트 테이스팅(host tasting) 입니다. 처음 겪으면 「내 입맛에 맞는지 심사하라는 건가」 싶어 긴장하게 되는데, 그런 절차가 아닙니다. 확인하는 것은 딱 하나, 이 병에 문제가 있는가입니다.

온도가 크게 어긋나지는 않았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코르크 오염(코키드, corked) 이 있는지를 봅니다. 코르크에서 비롯된 특정 물질에 오염되면 젖은 골판지나 오래 닫혀 있던 지하실 같은 냄새가 나고, 심하지 않을 때는 냄새보다 과일 향이 통째로 사라져 밋밋해지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런 경우라면 「이 병 상태를 한번 봐 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하면 되고 판단은 그쪽에서 합니다. 취향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바꿔 달라고 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절차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있습니다. 오늘날의 실용적 의미는 품질 확인이 분명하지만, 예전에 초대한 사람이 먼저 입을 대어 손님을 안심시키던 관습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후자는 널리 회자되는 설명이되 확정된 사실로 다루기는 어렵습니다.

따르는 순서와 건배

전통적으로는 손님부터 따르고 주문한 사람의 잔을 마지막에 채웁니다. 그날의 주인공이 분명히 있는 자리라면 그분이 먼저인 경우도 있습니다. 오래된 격식서에는 성별에 따른 순서가 적혀 있기도 한데, 요즘은 「손님부터, 주문한 사람이 마지막」 정도로 정리되는 흐름입니다. 그리고 잔이 다 채워지기 전에 먼저 마시지 않습니다. 대단한 격식이 아니라 같이 시작하는 편이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건배는 「이제 시작합니다」를 알리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얇은 잔을 쓰는 자리에서는 부딪히지 않고 들어 보이는 것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건배는 다 같이 잔을 드는 것까지입니다. 비우는 것이 아닙니다. 잔을 들어 인사하고 입만 대는 것도 완전한 참여입니다.

자리에 따라 문법이 다릅니다. 격식 있는 정찬과 친구들끼리의 저녁, 업무로 만난 자리는 각각 다르게 움직입니다. 그 자리의 결을 보고 맞추면 되지, 어느 하나를 옳은 방식으로 삼을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어느 자리에서도 통하는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속도로 마시게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마시지 않는 사람과 함께일 때

와인이 있는 자리라고 해서 모두가 마시는 것은 아닙니다. 운전을 해야 하는 분, 건강상의 이유가 있는 분, 약을 드시는 분, 임신 중이거나 계획 중인 분, 종교적 이유가 있는 분, 그리고 그냥 오늘은 마시고 싶지 않은 분이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지켜야 할 것은 세 가지뿐입니다.

첫째,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왜 안 마셔?」는 묻는 쪽에는 가벼운 말이지만, 답하는 쪽에는 건강이나 사정을 설명하게 만드는 질문입니다. 「네」 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둘째, 권하지 않습니다. 한 번 사양했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두 번째 권유부터는 압박이 됩니다. 「한 잔 정도는 괜찮잖아」는 특히 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정말로 괜찮지 않습니다.

셋째, 잔을 비워 두지 않습니다. 이것이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합니다. 마시지 않는 사람 앞에 빈 잔이 놓여 있으면, 그 사람은 자리 내내 「나만 빠져 있다」는 신호를 받게 됩니다. 물, 탄산수, 무알코올 음료, 차 — 무엇이든 잔이 채워져 있어야 같은 테이블에 있는 것이 됩니다. 잔의 모양까지 비슷하면 건배할 때 자연스럽게 함께 들 수 있습니다.

모임을 여는 쪽이라면 처음부터 마시지 않는 선택지를 준비해 두십시오. 「없어서 못 드린다」와 「골라서 안 드신다」는 완전히 다릅니다. 특별 취급을 할 것도 없이, 그냥 메뉴의 하나로 놓여 있으면 됩니다.


돌아갈 때 — 운전

마지막이자 이 글에서 유일하게 타협이 없는 항목입니다.

핵심

운전하실 분은 마시지 않습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한두 잔은 괜찮다」는 판단은 하지 않습니다. 컨디션·체격·식사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본인의 느낌은 신뢰할 수 있는 근거가 아닙니다. 취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과 운전에 문제가 없는 것은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시음회처럼 뱉는 자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뱉으면 흡수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고 여러 실험에서 삼켰을 때보다 훨씬 낮은 수치가 보고되었습니다. 그러나 0이 되지는 않습니다. 입안 점막을 통해서도, 들이마신 증기를 통해서도 일부는 들어옵니다. 「뱉었으니 운전해도 된다」는 결론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기 전에 돌아갈 방법부터 정해 두십시오. 대중교통, 대리운전, 택시, 또는 오늘 마시지 않기로 한 동행 — 무엇이든 좋습니다. 다만 끝나고 나서 정하지 마십시오. 그때는 이미 판단하는 사람이 마신 사람입니다. 이동 자체가 일정에 포함되는 와이너리 투어라면 계획 단계에서부터 이동 수단을 짜 두어야 합니다.


이 글의 요점

  • 시음회는 마시는 자리가 아니라 비교하는 자리입니다. 그날의 성과는 마신 양이 아니라 본 종류의 폭입니다. 이 전제 하나만 잡으면 나머지 규칙은 전부 저절로 설명됩니다.
  • 향을 남기지 않고 갑니다. 향수와 향이 강한 음식은 본인의 감각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잔까지 덮습니다.
  • 뱉는 것이 프로의 방식입니다. 향의 상당 부분은 오히려 뱉은 뒤에 올라옵니다. 잔은 다리를 잡고, 스월링은 테이블에 붙인 채로 시작하십시오.
  • 모르는 것은 문제가 아니고 아는 척이 문제입니다. 점수·원가·경쟁사 비교는 묻지 않고, 남의 취향은 교정하지 않습니다. 우열이 아니라 차이를 보십시오.
  • 호스트 테이스팅은 심사가 아니라 확인입니다. 취향이 아니라 병의 상태, 특히 코르크 오염 여부를 봅니다. 잔은 손님부터 채우고 주문한 사람이 마지막이며, 다 채워질 때까지 기다렸다 함께 시작합니다.
  •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는 이유를 묻지 않고, 권하지 않고, 잔을 비워 두지 않습니다. 이 셋이면 충분합니다.
  • 운전하실 분은 마시지 않습니다. 뱉는 자리라 해도 흡수량이 0이 되지는 않습니다. 돌아갈 방법은 출발 전에 정해 두십시오.